學文의 자세

工學 2012. 2. 29. 04:14

학문을 한다는 건 지겨운 일이다.

학문을 이루기 위한 연구, 그 연구와 사랑은 비슷한 점이 있는데, 한 가지 대상을 지속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사람의 감각은 지속되는 자극에 대해서 피로해지는 경향이 있다. 알기로는 후각이 가장 빨리 피로해져서 지속적으로 맡는 냄새는 잘 못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촉각, 미각, 청각 그리고 시각 순이 아닐까?

사고의 대상은 어떨까? 아마 고등학교 때 국영수 공부하던 생각을 하면 감이 오지 않을까? 그닥 오래지 않아 지루해 지겠지. 학문의 대상은 그 보다 객관적으로 더 지루하겠다. 훨씬 좁은 주제를 더 깊이 생각해야 하므로. 그 과정이 연구이다.

사람이 10년 정도를 (혹은 만 시간을) 갈고 닦아야 어느 정도 그 일에 경지에 이른다고 하면  그 것이 처음 봤을 때 너무나도 재미있게 느껴진 것이더라도, 혹은 아니더라도 물리기 십상이다. 특히 어느 정도 지난 이 후에도 성과가 안난다 싶으면 조바심과 함께 뭔가 다른 것으로 옮겨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어쩌면 인지상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 우물을 깊이 판, 경지에 이른 사람이 귀한 것인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경지에 이렀다 해서 보통의 사람이 바라는 물질적 성공을 성취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운에 따라 따라올 수 도 있는 것일 뿐이다. 그걸 바라고 10년 면벽 수도를 해내는 경우는 별로 없지 않을까?

내가 하는 공부에 대해 스스로 열정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 혹시 이 길이 내 길이 아닌데 내가 여기서 미련때문에 미적거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열정은 자세다. 행복과 같이. 내가 지속적으로 사색할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학문을 이룰 수 있는 필요 조건은 마련된 샘이다. 지겹다는 마음이 들고 일어나도 앉아서 계속 공부하는 무거운 엉덩이를 기르는 것이 청소하고 물긷는 것과 같은 연습 아니었던가.

웹서핑만 멀리하면 되겠다. 담배 끊던 것 처럼.

lenient being

Posted by lenient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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