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

日記 2010. 3. 30. 11:22

우리나라에서 전개되는 일들을 보면 챙피하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말을 바꾸어 하면 국격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건데 대체로 어떤 사건이 전개될 때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인사들의 품위가 그런 느낌을 만들고는 한다. 나는 다른 것 보다 사실을 호도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그 주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스카 와일드가 말 중 하나가 “The truth is rarely pure and never simple” 이다. 사실은 객관적이지만 진실은 주관적인거다. 어떤 사건에 대한 진실은 전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주관적 진실이 사실과 위배되기 시작하면 이걸 뭐라 해야 하나? 사기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관계와 위신이 중요한 동양의 유교적 문화에 기인하는 거라고 꾸며 말할 수도 있겠다. 또 실제로 그렇게 말하기도 하는 것도 들어봤다. 내가 보기엔 그건 짧게 말해 교양과 도덕이 부족해서 그런거다. 벼락부자라는 말에 스며들어 있는 그 경멸감. 그런거지. 사회 지도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교양 없음, 부도덕.

또 다른 원인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이다. 100분 토론을 보나 DC갤러리를 보나 상대방에 대한 존중은 찾아보기 힘들다. 나와 뜻이 맞지 않는다 싶으면 상대방이 아니라 적이다. 결국은 이전투구로 전개할 밖에. 그 쌈박질을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참 격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겠나? 그런 일이 만사라. 국회 안밖의 정치에서도, 동네 부녀회장 선거에서도, 대학에서도, 회사에서도.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한국전쟁을 지나며 생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했던지라 대한민국은 이제서야 문화적 대국이 될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혹시라도 한반도에 있었던 우리들은 그냥 그만한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 역사를 돌아보면 먼 과거에도, 가까운 과거에도 현재에도 늘 그런 것 같고, 솔직히 작금의 정치를 돌아보아도 나아질 싹수가 보이질 않는다. 더 웃긴 건 대학도 똑 같다는 거다. 교육이 百年之大計라며. 백년 뒤에도 마찬가지일 꺼라는 이야기지. 헉.

Posted by lenient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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