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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논어 읽기 2

日記 2015. 12. 21. 23:57

有子曰
공자의 제자 有子가 말하기를

其為人也孝弟,而好犯上者,鮮矣
효(孝)는 부모를 공경함을 말하고 제(弟)는 동생이나 공경한다는 뜻이다.
이 문구가 전체적으로 윗사람을 대하는 사람됨에 대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논어와 같은 글이 국왕/사대부의 권위주의에 바탕한 체제의 정당함을 주장하는 데에 쓰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제(弟)가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공손하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충분한지 모르겠다.

특히, 우리나라는  말에 어른에게 이르는 법과 친구간에 말하는 법, 아랫사람을 하대하는 법이 정해져 있어
나이 몇 살 어리다고 마구 대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그 중에도 초면인 사람에게, 또는 제자에게도
하대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를 비추어 보면 아래처럼 이해할 수도 있다.

"그 사람됨이 아랫사람에게도 공손하면서 윗사람에게는 함부로 하는 경우는 드물다." 

不好犯上,而好作亂者,未之有也
다음 문구는 댓구이면서도 이어지는 내용으로 읽을 수 있다.
"윗사람에게 함부로 하려 하지 않는데 행동거지가 난잡한 사람도 없다. "

君子務本,本立而道生
위의 두 구절이 사람에 대한 예시라면 다음 두 구절은 그러한 사람됨이 어디서 오는지를 설명한다.
"군자(깨달음에 이르고 항상 정진하는 사람)는 근본을 (바로 세우는 데) 힘쓴다.
(왜냐하면) 바로 세운 근본에서 (바른) 길이 나기 때문이다."

논어에서 도(道)를 한마디로 이야기 하기는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군자(혹은 부처)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바', 즉 깨달음의 실천적인 면이라고 이해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孝弟也者,其為仁之本與
결론으로 "아랫사람에게(도) 공손한 사람이 되는 것이 사람 사이의 바른 관계(仁)을 이루는 근본이다".
위에서 나온 도(道)와 같이 인(仁)도 우리말로 간단히 정의하기가 까다로운데,
한자의 경우 그 글자가 형성된 과정을 보면 그 원래 의미를 조금이나마 유추해 볼 수 있는
경우들이 있다. 이미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인(仁)의 뜻(어질다)에 비추어 글자를 해석하지 않고
글자 그대로를 두고 보면 仁은 사람(人)이 둘(二)일 때를 상징한다. 흔히 두 사람이 같이 잘 지내기 위한
조건으로 仁의 의미를 생각하여 친하다 혹은 어질다고 해석하는가 보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두 사람이 같이 잘 지내려면 서로 비슷한 부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서로 다른 부분에 대한 인정과 이해가
훨씬 더 중요하다. 부부관계를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두 사람이 잘 지내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미덕이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가로막는 것은 다름 아닌 나이다. 나의 취향이
나의 견해가, 나의 행동이 모두 나의 경험과 습관에 의해 나도 모르게 정해졌을 뿐 옳은 것이 아님을
미처 모르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님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깨닫고 나면 아랫 사람 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긴다.
설사 깨달음에 이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아랫사람 혹은 미물에게까지도 공손하게 대한다면
어느 사람과 함께 하더라고 잘 지낼 수 있기에 사람 사이의 바른 관계(仁)를 이루는 근본이라 하는 것이리라.

Posted by lenient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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